나풀거리는 소녀의 치맛 가 스치는 작은 바람이려니 했다.   오후의 석양처럼 기울어가는 인생 앞에 이 산과 저 들에서 젊은 혈기로 무장한 봄 기운이 준동하고 있다.   머지않아 나는 겨우내 두터워진 감각을 모두 소진한 채 철저하게 굴복당하고 말 것이다.  

떡국이

집에 고양이 한마리 같이 생활하기 시작했습니다. 큰 딸아이가 데리고 온 것인데, 이름은 둘째가 오래 살라는 의미로 ‘떡국’으로 지었습니다. 중성화된 삼색 암컷 길고양이인데 마치 사람 손을 많이 탄 녀석처럼 경계심도 없고 붙임성도 있고 얌전하고 말썽도 없어서 짧은 기간에 구성원으로 동화되어 가는 중인데 최근들어 갑작스레 발정이 왔네요. 중성화 표식도 되어 있는데 의아하여 검진을 해보니 어떤 양심없는 수의사가…

겨울 제주도(5-5)

5일차, 여행 마지막 날 그동안 실패했던 일출풍경에 도전해 봅니다. 오늘도 여전히 먹구름이 짙게 내리우고 있습니다. ND필터로 노출시간을 늘려 바람의 궤적을 담아봅니다. 성산일출봉 가는 길의 카페입니다. 이른 시간에도 불이 켜 있고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일정, 섭지코지로 향하는 길목에서 들렀던 유채꽃밭입니다. 연세 지긋하신 할아버님이 입장료를 받고 계신데, 할아버님 소유의 밭은 아니고 용돈이나 벌려고 잠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