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풀거리는 소녀의 치맛 가 스치는 작은 바람이려니 했다.   오후의 석양처럼 기울어가는 인생 앞에 이 산과 저 들에서 젊은 혈기로 무장한 봄 기운이 준동하고 있다.   머지않아 나는 겨우내 두터워진 감각을 모두 소진한 채 철저하게 굴복당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