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바퀴

카메라가 제습함에서 휴식을 취할 때가 많아지고 기록되지 못한 내 삶의 단편들이 時空 사이로 사라져버리는 날이 많아집니다. 세상의 울림으로 남을 것도 아닐 바에 기록으로 남긴들 어떠하고 안 남긴들 어떠할까 싶습니다만…렌즈를 통해서 바라볼 때 비로소 세상은 고요해지고 피사체와 무언의 교감이 이루어지고 내 혼을 담는 심정으로 찰라의 순간을 기록하게 됩니다. 작품성과 관계없이 사진은 여행이기도, 산책이기도, 사색이기도, 휴식이기도 하고…

벚꽃 피다.

든 꽃들이 철을 따라 피고 지지만 벚꽃이 주는 느낌은 개화기간이 짧은만큼 더 강렬합니다. 근 일주일 대지를 하얗게 덥고 끝무렵 눈꽃을 휘날리다가 그저그런 51주의 평범함이 있을 뿐입니다. 이 나무가 초봄에 화려했던 벚꽃나무였다고 기억할 일 없는 길고 지루한 일상이 이어질 뿐입니다. 벚꽃이 만발한 시기에 그 꽃을 보고 즐길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은 매우 애석한 일입니다. 올 해 봄은 벚꽃을 즐길 여유가 있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안수집사 임직식 있던 그 날 오전에…)

언제나 같은 가을

을이 오면 무엇인가 홀린 듯 정신없이 보냅니다. 더 이성적이고 부지런해지면 이 가을을 만끽할 수 있을 터인데… 서둘러 호수공원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가을의 모습은 늘 같습니다. 같은 공간, 같은 느낌, 같은 색깔들…그리고 지난 가을의 사진마저 같게 느껴집니다. 같은 꿈을 반복해서 꾸듯… 올 해의 가을은 올 해만의 가을일 뿐이요, 지나가면 영원히 가버리는 것인데도 늘 같습니다.

단풍과 함께 가을은 저물어 가고…

나무는 봄에는 엽록소에 의해 신록으로 변하고 가을에는 잎 속의 엽록소가 분해되고 안토시아닌이라는 물질이 생성되면서 잎들이 붉은색으로 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은행나무와 같이 안토시아닌 색소를 생성하지 못하는 것들은 카로틴이나 크산토필 색소를 갖게 되어 투명한 노랑색 잎으로 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안토시아닌, 카로틴, 크산토필 등 처음 보는 용어들인데 우리가 보는 아름다운 단풍도 화학적 작용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이러한…

봄은 늘 새롭다.

봄은 반복되지만 항상 새롭고 진지하기까지 합니다. 산수유가 연한 노란 색 꽃을 피우고, 이어서 목련, 진달래, 개나리가 대지를 덮습니다. 그런데 나이테처럼 어느 곳에 흔적이 남았을까요? 꽃이 피면서 길고 험란했던 겨울을 쉽게도 잊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