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산에 오르다.

비오는 날의 산행이란…수채화처럼 물에 풀어진 물감들이 제 빛으로 서서히 번저드는 산, 때로는 생기를 쫙 뻬고 오로지 흑(黑)의 강약만 존재하는 수묵화 같은 산, 드물게는 음산하면서도 신비로운 팀 버튼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안개 자욱한 몽환적인 느낌의 산을 오르는 것입니다. 우의를 둘렀으나 대개의 봄 산행처럼 많은 등산객들과 마주할 일이 적어 차라리 비오는 날이 좋은 것 같습니다. 아차산 생태공원에서…

가을 끝자락(BGM 주의)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조지 버나드쇼의 묘비명에 있는 명언처럼 시간이 흘러가면 필연적으로 직면하게 될 것을 이해하고 있지만 그것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은 별개인가 싶습니다. 가을 끝자락에 와서야 비로소 듬성하게 남겨진 단풍을 안타까워하며 공원과 집주변을 배회합니다. 멍하니 살다보면 아쉬움과 후회와 미련만 남을 것인데 무엇이 식어진 열정에 불을 붙이고…